‘물 알레르기’희귀병에 안타까운 모정

2009. 4. 21. 15:24Medical

인간의 70%이상이 수분으로 구성되어 있고, 사람은 물 없이는 하루도 살 수 없을 정도로 물과 인간과는 불가분의 관계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과는 달리 물을 가까이 할 수 없는 이들도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21일 보도에 따르면 미켈라 닷톤(21) 씨는 여느 엄마들처럼 세 살배기 어린 아들이 넘어져서 울고 있을 때 눈물을 닦아줄 수조차 없다. 눈물이 자신의 피부에 닿으면 따갑고 아픈 발진이 생기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다. 아들을 오래 안고 있을 수도 없다. 금새 땀이 차면서 마찬가지로 발진을 유발할 수 있어서다.

미켈라 씨는 물을 많이 마시면 안되거나 물이 피부에 닿으면 거부반응이 오는 수성 두드러기(Aquagenic Urticaria)라는 희귀 알레르기성 질환을 가지고 있다. 이 질환을 가진 사람은 전 세계 인구의 2억3000명당 1명 꼴로 극소수에 불과하다.


그와 같이 수성 두드러기 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피부가 물에 닿으면 피부 위에 빨갛게 부풀에 오른 자국이 생기거나 물집이 잡힌다. 수성 두드러기는 물의 온도와 관계없이 물이 닿은 부위에 아주 작은 팽진(두드러기에서 부풀어 오른 발진)이 모공을 중심으로 발생하며 목, 팔, 상체에 잘 생긴다.

지난 해 언론 기사를 통해서 소개된 적이 있는 에슐레이 모리스 씨도 물 알레르기를 가진 사람으로 물과 접촉하면 온 몸이 빨갛게 부어 오르기 때문에 수영장은 꿈도 못 꾸고, 샤워도 제대로 하기가 힘들어 최대한 짧은 시간 안에 끝내야 한다. 미켈라 씨의 고통도 이에 못지 않다. 일반 사람들이 흔하게 즐기는 차, 커피, 과일 주스 등도 마시지 못한다. 잘못하다가는 목에 물집이 생기거나, 종기가 나서 부풀어 오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또 밖에 있다가 갑자기 비를 맞을까 하는 두려움에 밖에 나가는 것도 꺼려한다. 또 샤워는 일주일에 한 번 딱 10초씩만 하고, 씻지 않은 날에는 물 묻은 수건으로 조금씩 닦아내는 정도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피부에 조금만 물이 닿게 되도, 그녀의 몸에는 급격하게 반응이 나타난다.

미켈라 씨는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과 인터뷰에서 “발진이 일어나면 너무나도 괴롭고,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고통스러워요. 혹시라도 아들을 안고 있다가 땀이 나거나, 아들이 침이라도 흘려 나한테 묻으면 큰일이에요. 전염되는 것이라고 생각할까 봐 친구들도 만나지 못하고 있어요.”

미켈라 씨는 이 증상이 그녀가 아이를 낳고 2005년 가을에 처음 목욕을 하던 날부터 나타났던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두드러기 전문가인 아드리안 모리스 박사는 “출산 시기는 두드러기 시기와 관련이 있다. 이 시기 환자들에 따라 상태가 호전되거나, 오히려 병에 걸린다는 보고가 있다”고 밝혔다.

조용직 기자/yjc@heraldm.comㆍ김지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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