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onomy

금융기관 실적 쌓기냐? 금리냐?

♡이슬처럼♡ 2008. 11. 11. 12:33
중소기업에 다니는 이연희(32ㆍ가명) 씨는 직장생활 10년 만에 월급통장을 교체하기로 전격 결정했다. 그간 회사에서 거래하는 보통 예금통장을 무심코 써왔지만 고작 0.1~0.2%의 쥐꼬리만한 이자가 서운해지고, CMA(자산관리계좌)나 스윙통장(Swing) 등 신개념 월급통장에 자꾸만 눈이 쏠리기 때문이다.

게다가 요즘 같은 증시 혼란기가 펀드투자 등에 신규로 진입하기에는 오히려 유리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자 과감히 월급통장을 갈아타기로 마음먹었다. 그런데 과연 현명한 선택일까?

월급통장은 말 그대로 월급이라는 자산이 고이는 '저수지'. 각종 이체와 투자가 시작되는 출발점인만큼 더욱 신중하게 골라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금리는 하루만 맡겨도 연 5%대 넘는 증권사 CMA

이연희 씨는 먼저 깐깐한 성격답게 재테크포털 모네타(www.moneta.co.kr)를 통해 10월30일 기준으로 각 상품별 금리를 비교해봤다. 단연 눈에 띄는 금리의 승자는 증권사와 종금사 CMA였다.

급여를 1개월간 월급통장에 넣어둔다고 가정했을 때 대우증권의 대우CMA-RP(환매조건부채권)형과 금호종합금융의 CMA예금는 각각 5.7%의 금리 혜택을 줬다. 예치기간을 6개월, 12개월까지 늘려보면 금호종금의 CMA예금은 각 연 6.1%, 연 6.4%로 더 치솟았다.

이외 다른 증권사와 종금사CMA도 5%대 초반에서 4%대 후반까지 수시입출금예금으론 후한 금리 혜택이 주어졌다.

저축은행에선 프라임저축은행의 프라임CMA(1개월 연 5.5% 금리)가 돋보인다. 동부저축은행의 하이-하이 플러스 보통예금은 기본 금리도 연 5%. 제휴카드(삼성카드) 등을 이용하면 최고 5.3%까지 금리를 준다.

시중은행의 수시입출금으론 연 4.5%의 금리를 내세운 'HSBC 다이렉트 저축예금'이 눈에 띄었다. 또 CMA에 대한 은행권의 반격으로 주목받는 ‘스윙(Swing)계좌’도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의 매력이 돋보였다. 주요 상품으로는 기업은행의 I PLAN(아이 플랜) 급여통장, 하나은행의 빅팟통장, 국민은행의 KB스타트통장, 우리은행의 AMA전자통장 등이 있다.

그러나 이들 통장은 일정한 기준금액(100만원 등 상품별 상이)을 넘어선 금액에 대해서는 연 4~5%의 금리가 적용되지만, 그 이하는 거의 제로(0)금리에 가깝다는 것이 흠이다.

자산관리업계의 한 관계자는 "월급통장의 선택이 금리에 있다면 최소금액과 최대금액의 제한이 없고 하루만 맡겨도 높은 금리를 주는 CMA의 선택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주거래계좌 통한 실적쌓기는 '은행 월급통장'

당장의 금리만 놓고 보면 단연 CMA가 좋아 보인다. 그러나 평소 빠듯한 생활에 쫓겨 공과금 이체 등도 자주 빼먹게 되는 상황을 감안하면 '원스톱 서비스'에 강점이 있는 은행 통장의 매력이 여전히 유효하다.

은행들은 수수료 면제, 금리 우대 등의 서비스를 내걸고 있다. 우리은행의 AMA전자통장은 기본계좌로 급여이체 시에는 전자뱅킹 수수료(인터넷뱅킹, 텔레뱅킹, 모바일뱅킹)부터 정액 자기앞수표발행 수수료와 자동화기기 타행이체 수수료에 이르기 까기 5대 수신거래 수수료를 횟수 제한 없이 무제한 면제해준다.

하나은행의 빅팟통장도 전자금융수수료를 월 10회~무제한 면제해주고 월 10만원 이상 적금에 가입하면 0.2%포인트의 우대금리도 적용해준다. 국민은행과 기업은행의 상품들도 각종 수수료 면제 등의 비슷한 혜택이 있다. 또 주거래 은행으로 실적을 쌓으면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등에서도 0.1~0.5%포인트의 우대 혜택이 주어지는 상품이 많다.

반면 금리에 민감해 저축은행의 고금리 특판상품에 관심이 높다면 저축은행의 수시입출금 예금에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저축은행에선 시중은행과 달리 입출금이 자유로운 보통예금의 이자도 쏠쏠하다. 특히 체크카드와 함께 신청하면 우대 금리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저축은행은 점포가 많지 않아 직접 방문 거래를 선호하는 경우에는 다소 불편할 수 있다.

현주미 굿모닝신한증권 명품PB센터 강남지점 센터장은 "저축은행에 예금을 맡길 때는 해당 은행의 건전성을 체크해본 뒤 1인당 5000만원 이내에서 분산 거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 은행과 저축은행, 증권사의 혜택 "다 누려도 좋다"

금융권에 급여통장 전쟁이 격화되면서 은행→증권사, 증권사→은행으로 넘어오는 유치 경쟁이 점입가경으로 치닫는다.

그러나 은행의 월급통장, 증권사의 CMA, 저축은행의 보통예금 등 각기 다른 매력을 굳이 한가지만 꼭 집어 선택할 필요는 없다.

박승안 우리은행 PB팀장은 "반드시 택일할 필요 없이 은행통장과 증권사 CMA의 장점을 모두 잘 이용하라"고 조언한다.

일단 급여통장은 기존의 은행통장을 그대로 이용한다. 이를 통해 은행이 제공하는 당장 눈앞에 보이지 않는 수수료 인하 등 부가서비스 혜택을 100% 받도록 한다.

그리고 증권사에 방문해 CMA계좌를 별도로 만들고, 여유자금이나 매달 일정 금액을 증권사 CMA계좌로 이체해 높은 금리혜택을 100% 받도록 한다.

또한 저축은행의 고금리 특판 상품으로 보낼 금액을 해당 은행의 보통예금에 넣어두고 자동이체로 우대금리 혜택을 누릴 수도 있다.

박 팀장은 "특히 증권사 계좌를 오픈할 때는 바로 은행 통장과 연결신청을 하는 것이 편리하다"며 "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점이 많지 않은 증권사 객장을 직접 가지 않고도 전화나 인터넷으로 자금이 은행계좌로 이체되기 때문에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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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현정기자 m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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